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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는

핵심 교양 60편

인류가 오랜 시간에 걸쳐 확인해 온 것 중, 알고 있으면 평생의 판단이 달라지는 것만 60편으로 추렸습니다. 빠르게 넘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편씩 차분히 읽으라고 쓴 글입니다.

1부 생각하는 법
1 🔬 과학

틀릴 수 있게 물어야 답이 나온다

과학은 지식의 목록이 아니라, 자기가 틀렸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답을 못 찾은 이유는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었습니다. 질문하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누가 더 권위 있는지, 누가 더 오래 믿어 왔는지로 옳고 그름을 가리는 동안에는 틀린 생각도 함께 오래 살아남습니다.

과학적 방법이 한 일은 간단합니다. 주장을 '이것이 사실이라면 무엇이 관찰되어야 하는가'로 바꾸고, 그 관찰이 나오지 않으면 주장을 버리기로 한 것입니다. 실험, 대조군, 재현, 동료 검토는 모두 이 한 가지를 지키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래서 과학은 확신의 목록이 아니라 의심을 다루는 절차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면 자기 생각을 버리겠다고 미리 말할 수 있을 때, 그 생각은 비로소 검증할 수 있는 것이 됩니다.

↑ 차례로
2 🧭 논리

무엇이든 설명하는 이론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한다

좋은 설명은 무엇이 일어나지 '않을' 것인지도 말한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맞아떨어지는 설명이 있습니다. 잘되면 그 이론 덕분이고, 안되면 조건이 안 맞아서라고 합니다. 듣기에는 강력하지만, 실은 아무것도 걸지 않은 설명입니다.

쓸모 있는 이론은 반대로 위험을 감수합니다. 일식이 언제 어디서 보일지 말하는 이론은 그날 해가 그대로 떠 있으면 무너집니다.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약점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정보의 양입니다.

그래서 설명을 들었을 때 물을 것은 '얼마나 그럴듯한가'가 아니라 '이 설명이 금지하는 일은 무엇인가'입니다. 금지하는 것이 많을수록 그 설명은 많은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 차례로
3 🔀 통계

함께 움직인다고 원인은 아니다

두 숫자가 나란히 오르내리는 이유는 대개 세 번째 것에 있다.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물놀이 사고는 같이 늘어납니다. 아이스크림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둘 다 더위 때문입니다. 이렇게 뒤에 숨어 양쪽을 동시에 움직이는 것을 교란 요인이라고 합니다.

방향도 문제입니다. 운동하는 사람이 건강한 것인지, 건강한 사람이 운동할 수 있는 것인지는 상관관계만으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순서가 뒤집혀 있어도 그래프는 똑같이 나옵니다.

그래서 원인을 말하려면 개입이 필요합니다. 비슷한 사람들을 무작위로 나눠 한쪽에만 조건을 바꾸고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무작위 배정은 우리가 모르는 교란 요인까지 양쪽에 고르게 흩어 줍니다.

↑ 차례로
4 🎲 확률

세상은 예와 아니오가 아니라 정도로 되어 있다

확실함을 요구하면 판단이 멈추고, 확률로 바꾸면 움직일 수 있다.

'비가 올까'는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없습니다. 답은 '이 조건에서는 열 번 중 세 번쯤'입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질문이 이런 모양인데, 우리는 자꾸 확실한 답을 요구하다가 아무 답도 못 얻습니다.

확률로 생각하면 새 정보가 들어올 때 생각을 고칠 수 있습니다. 처음에 30%라고 봤던 일도 관련 증거가 나오면 60%로 올리면 됩니다. 믿음을 통째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눈금을 옮기는 일이라, 훨씬 덜 아프고 훨씬 자주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드문 일의 착시입니다. 정확도 99%인 검사도, 1만 명 중 한 명만 걸리는 병에 쓰면 양성이 나온 사람 대부분은 실제로는 병이 없습니다. 기저율이 낮으면 정확한 검사도 오답을 더 많이 만듭니다.

↑ 차례로
5 🪞 인식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지식이 적을수록 자기 지식의 한계도 안 보인다.

어떤 분야를 조금 배우면 전체가 보이는 듯한 느낌이 옵니다. 아직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모르는 것의 목록이 먼저 길어지고, 그제야 확신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확신의 크기는 지식의 크기와 나란히 가지 않습니다. 오래 공부한 사람이 말끝을 흐리고 막 배운 사람이 단언하는 장면은 어느 분야에나 있습니다. 단호함을 실력의 신호로 읽으면 자주 속습니다.

고치는 방법은 지식을 늘리는 것만이 아닙니다. 자기 판단에 확신의 정도를 붙여 두고, 나중에 결과와 맞춰 보는 것입니다. 맞고 틀림보다 '얼마나 확신했는가'를 기록하면 자기 보정이 시작됩니다.

↑ 차례로
6 📐 수리

어림잡는 힘이 속지 않게 한다

정확한 값을 몰라도, 자릿수가 맞는지는 누구나 따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 미용실이 몇 곳일까'를 자료 없이 답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 포기합니다. 그런데 인구를 잡고, 한 사람이 몇 달에 한 번 가는지, 한 곳이 하루에 몇 명을 받는지 곱하고 나누면 실제와 자릿수가 맞는 값이 나옵니다.

이런 어림 계산의 값어치는 정답에 있지 않습니다. 누가 내놓은 숫자가 터무니없을 때 그것을 알아챌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 사업은 1년에 1조를 번다'는 말을 들으면, 손님 수와 객단가를 거칠게 곱해 보는 것만으로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갈립니다.

필요한 것은 몇 개의 기준점입니다. 사는 곳의 인구, 한 달 평균 소득, 하루는 8만 6400초, 사람의 평생은 약 3만 일. 이 정도만 있어도 대부분의 숫자를 검산할 수 있습니다.

↑ 차례로
7 🩺 통계

검사가 양성이어도 아프지 않을 수 있다

검사가 얼마나 정확한지보다 먼저 물을 것은, 찾는 일이 원래 얼마나 드문가다.

어떤 병에 1,000명 중 10명이 걸려 있고, 검사는 환자의 90%를 찾아내며 건강한 사람의 9%를 잘못 양성으로 판정한다고 해 봅시다. 꽤 정확한 검사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양성이 나온 사람이 실제로 병에 걸렸을 확률은 10%가 채 안 됩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환자 10명 중 9명이 양성으로 나오고, 건강한 990명 중에서도 약 89명이 양성으로 나옵니다. 양성 98명 가운데 진짜 환자는 9명뿐입니다. 드문 것을 찾을 때는 작은 오류율도 아주 많은 사람에게 곱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어떤 일이 원래 얼마나 흔한지를 나타내는 비율을 기저율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눈앞의 증거가 생생할수록 이 바탕 숫자를 잊습니다. 그래서 의사는 선별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대개 다른 방식의 검사로 한 번 더 확인합니다.

↑ 차례로
8 🥊 논증

반대 의견은 가장 강한 형태로 들어야 한다

상대의 가장 약한 말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다.

논쟁에서 이기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의 주장을 일부러 우스운 모양으로 바꿔 놓고 그것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허수아비를 세워 놓고 때리는 셈이라 이를 허수아비 공격이라고 부릅니다. 이긴 기분은 들지만, 실제 상대의 생각은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상대의 주장을 그 사람이 직접 말할 때보다 더 설득력 있게 정리한 다음 그것과 맞서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상대가 "맞아요, 제 말이 바로 그겁니다"라고 할 만큼 정리할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그 주장을 제대로 이해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중 하나가 일어납니다. 가장 강한 반론도 견뎌 내서 내 생각이 더 단단해지거나, 견디지 못해서 내가 틀린 곳을 일찍 알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손해가 아닙니다.

↑ 차례로
9 🪒 추론

가정이 적은 설명부터 시험한다

단순한 설명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 다만 먼저 확인할 가치가 있다.

밤사이 마당의 화분이 쓰러져 있다면 바람 때문일 수도, 고양이 때문일 수도, 누군가 몰래 들어왔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세 설명 모두 쓰러진 화분을 설명하지만, 뒤로 갈수록 사실이어야 하는 조건이 늘어납니다. 침입자 설명은 누가, 왜, 어떻게 들키지 않았는지까지 맞아야 합니다.

같은 현상을 설명한다면 필요한 가정이 적은 쪽부터 시험하라는 원칙을 '오컴의 면도날'이라고 합니다. 가정 하나하나가 틀릴 가능성을 안고 있어서, 가정이 쌓일수록 전체가 맞을 확률은 곱으로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 원칙은 단순한 쪽이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설명으로 안 풀리는 증거가 나오면 그때 복잡한 설명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면도날은 판결이 아니라 조사하는 순서를 정해 주는 도구입니다.

↑ 차례로
2부 함께 사는 법
10 🤝 협력

서로 돕는 쪽이 왜 살아남는가

한 번 만나고 끝날 사이에서는 배신이 이기고, 다시 만날 사이에서는 협력이 이긴다.

둘이 각자 배신하면 둘 다 손해인데, 상대가 협력할 때 나만 배신하면 내가 이득입니다. 그래서 한 번뿐인 만남에서는 모두가 배신을 고르고, 결국 둘 다 나빠집니다. 이 구조가 인간 사회의 오래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상대를 계속 만나면 답이 뒤집힙니다. 오늘 속여서 얻은 것보다 내일부터 잃을 것이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 실험에서 가장 잘 버틴 전략은 단순했습니다. 먼저 협력하고, 상대가 배신하면 한 번 갚아 주고, 상대가 돌아오면 바로 용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협력은 착함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평판이 남고,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고, 배신이 드러나는 곳에서 사람들은 서로 돕습니다. 익명이고 일회성이고 들킬 일 없는 곳에서는 같은 사람이 다르게 행동합니다.

↑ 차례로
11 🐟 자원

모두의 것은 아무도 지키지 않는다

각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이 모여 전체를 무너뜨리는 자리가 있다.

누구나 풀을 먹일 수 있는 목초지에서는, 소를 한 마리 더 들이는 것이 나에게는 이득입니다. 풀이 줄어드는 손해는 모두가 나눠 지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같은 계산을 하면 목초지는 사라집니다. 어부와 물고기, 지하수, 깨끗한 공기가 같은 구조입니다.

오래 이 문제의 답은 둘뿐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국가가 규제하거나, 잘라서 사유재산으로 만들거나. 그런데 실제 마을들을 조사한 연구는 세 번째 길을 찾아냈습니다. 쓰는 사람들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서로 감시하며 어기면 벌을 주는 공동 관리입니다.

그 공동체들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경계가 분명하고, 규칙을 자기들이 정하고, 위반이 눈에 보이고, 벌이 처음에는 가볍다가 반복되면 무거워진다는 것입니다.

↑ 차례로
12 ⚖️ 경제

모든 것을 더 잘하는 사람도 혼자 하면 손해다

교환이 이득인 이유는 능력 차이가 아니라 포기하는 것의 차이에 있다.

요리도 청소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과 같이 산다고 해 봅시다. 그래도 둘이 나눠 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 사람이 청소하는 한 시간은 요리를 못 하는 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에 무엇을 포기하느냐가 기준입니다.

이것이 비교우위입니다. 각자 포기하는 것이 가장 적은 일을 맡고 나머지를 교환하면, 능력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어도 양쪽 다 전보다 많이 갖게 됩니다. 나라 사이의 무역도, 팀 안의 분업도 같은 원리로 움직입니다.

다만 전체가 늘어난다는 말이 모두가 이득을 본다는 뜻은 아닙니다. 늘어난 몫이 고르게 가지 않으면, 한쪽이 잃은 것을 메워 주지 않는 한 그 사람에게는 손해입니다. 교역을 둘러싼 논쟁은 대부분 크기가 아니라 분배에 관한 것입니다.

↑ 차례로
13 📜 제도

낯선 사람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발명

제도는 착한 사람을 늘리는 대신, 나쁜 선택을 손해로 만든다.

아는 사람끼리만 거래하면 시장은 마을 크기를 넘지 못합니다. 오늘 처음 본 사람에게 돈을 먼저 보내고 물건을 기다릴 수 있는 것은 서로를 믿어서가 아닙니다. 어기면 손해가 되도록 만들어 둔 장치가 있어서입니다.

계약, 등기, 보증, 환불 규정, 분쟁 조정, 신용 기록이 그 장치입니다. 이것들은 사람을 선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속이는 쪽이 더 비싸지도록 만들어, 신뢰가 없어도 거래가 성립하게 합니다.

그래서 제도가 약한 곳에서는 사람들이 혈연이나 지연처럼 이미 아는 관계 안에 머무릅니다. 그러면 안전하지만 거래 상대가 줄고, 기회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제도의 값어치는 낯선 사람과도 협력할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 차례로
14 🛟 공공

아무도 돈을 내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

모두가 쓰지만 누구도 혼자 만들지 않는 것이 있다.

등대는 불을 켜면 지나는 배가 모두 혜택을 봅니다. 돈을 안 낸 배만 골라 빛을 끌 수도 없습니다. 이런 것에는 아무도 먼저 비용을 대려 하지 않습니다. 남이 만들면 그냥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기초 연구, 방역, 깨끗한 공기, 치안, 표준과 도량형이 모두 그렇습니다. 시장에 맡기면 필요한 양보다 적게 만들어집니다. 세금이나 공동 부담이라는 방식이 생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무임승차를 도덕의 문제로만 보면 답이 안 나옵니다. 각자에게는 안 내는 쪽이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작동한 해법은 비용을 모두에게 자동으로 걷고, 그 돈이 어디 쓰였는지 보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 차례로
15 🏛️ 정치

권력을 규칙 아래 두는 기술

누가 다스리느냐보다, 다스리는 사람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중요하다.

좋은 통치자를 뽑는 문제로 생각하면 답이 없습니다. 좋은 사람도 권력이 오래 쌓이면 달라지고, 다음 사람은 고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래 버틴 사회들은 다른 질문을 풀었습니다. 나쁜 통치자가 와도 피해를 줄이고, 피 흘리지 않고 갈아치우는 방법입니다.

그 답이 권력을 나누고 임기를 두고 규칙을 먼저 정해 두는 것이었습니다. 규칙을 만든 사람도 그 규칙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규칙을 바꾸는 절차 자체가 어렵도록 만들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것은 효율의 제도가 아닙니다. 견제와 절차는 느립니다. 대신 잘못된 결정이 되돌릴 수 없게 되는 것을 막습니다. 속도를 내주고 복구 가능성을 사는 거래입니다.

↑ 차례로
16 🪙 화폐

종이 한 장이 빵이 되는 이유

돈의 가치는 종이에 있지 않고, 다른 사람도 받아 줄 것이라는 기대에 있다.

물물교환으로 살려면 운이 좋아야 합니다. 신발을 가진 사람이 쌀을 원할 때, 마침 쌀을 가진 사람이 신발을 원해야 거래가 됩니다. 서로 원하는 것이 정확히 맞아떨어져야 하니 거래는 드물고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돈은 이 맞물림을 둘로 끊었습니다. 신발을 팔아 돈을 받고, 그 돈으로 다른 날 다른 사람에게서 쌀을 삽니다. 조개껍데기, 소금, 금속, 종이로 모양은 바뀌었지만 하는 일은 같습니다. 교환을 쉽게 하고, 값을 한 가지 단위로 재고, 가치를 나중으로 옮겨 줍니다.

오늘날 지폐는 그 자체로는 쓸모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빵과 바꿀 수 있는 것은 내일도 누군가 이 종이를 받아 줄 것이라고 모두가 믿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돈을 지나치게 찍어 이 믿음이 깨지면, 사람들은 돈을 받자마자 물건으로 바꾸려 하고 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뜁니다.

↑ 차례로
17 🏷️ 시장

가격은 아무도 다 알 수 없는 정보를 모은다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은 이유를 몰라도 옳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어느 해 커피 산지에 서리가 내려 수확이 크게 줄었다고 해 봅시다. 지구 반대편의 카페 주인은 그 소식을 모릅니다. 하지만 원두 값이 오른 것은 압니다. 그래서 주문을 줄이고, 다른 산지의 원두를 찾고, 메뉴 가격을 조금 올립니다.

수많은 사람이 각자 자기 사정만 보고 내린 결정이 모여, 줄어든 커피를 가장 아쉬운 곳으로 보냅니다. 누구도 전체 그림을 모르지만 가격 하나가 그 일을 대신합니다.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1945년의 글에서 시장 가격을 흩어진 지식을 전하는 장치로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가격을 억지로 묶어 두면 신호가 끊깁니다. 값이 싸게 고정되면 사람들은 아끼지 않고, 만드는 쪽은 더 만들 이유를 잃습니다. 가격 통제가 자주 긴 줄과 텅 빈 진열대로 끝나는 이유입니다.

↑ 차례로
18 🗳️ 투표

다수결이 다수의 뜻을 정하지 못할 때가 있다

세 사람의 선호가 엇갈리면, 어떤 안을 골라도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안이 남는다.

세 친구가 점심 메뉴를 고릅니다. 첫째는 한식보다 중식, 중식보다 양식이 좋고, 둘째는 중식, 한식, 양식 순이며, 셋째는 한식, 양식, 중식 순입니다. 둘씩 붙여 보면 한식은 양식을 2대 1로 이기고, 양식은 중식을 2대 1로 이기고, 중식은 다시 한식을 2대 1로 이깁니다. 가위바위보처럼 돌고 돌아 '다수가 원하는 메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18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콩도르세가 처음 지적해 '콩도르세의 역설'이라고 부릅니다. 개인 한 명 한 명의 선호는 앞뒤가 맞는데, 그것을 다수결로 모으면 앞뒤가 안 맞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순서로 둘씩 투표에 부치느냐가 결과를 정합니다. 안건을 올리는 순서를 정하는 사람이 사실상 결론을 고를 수 있는 셈입니다. 투표 방식은 중립적인 계산기가 아니라 그 자체로 결과에 영향을 주는 규칙입니다.

↑ 차례로
19 ☂️ 보험

위험을 여럿이 나누면 작아진다

누가 불운할지는 몰라도, 천 명 중 몇 명이 불운할지는 꽤 정확히 알 수 있다.

한 집에 불이 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집 만 채가 있으면 그중 1년에 몇 채쯤 불이 나는지는 해마다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사람 수가 많아질수록 실제 비율이 평균에 가까워지는 성질을 큰수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보험은 이 성질을 이용한 발명입니다. 각자가 감당할 수 없는 큰 손실의 가능성을, 모두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정기 비용으로 바꿉니다. 혼자서는 '전부 잃거나 아무 일 없거나'인 도박이 여럿이 모이면 예측 가능한 지출이 됩니다. 옛 상인들이 한 배에 짐을 몰아 싣지 않고 여러 배에 나눠 실은 것도 같은 생각입니다.

다만 이 장치가 작동하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위험한 사람만 골라 가입하면 평균이 무너지고, 모두가 한꺼번에 피해를 입는 재난 앞에서는 나눌 상대가 없어집니다. 보험이 가입자를 가리고, 큰 재난에 국가가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차례로
3부 몸과 생명
20 🚰 보건

인간의 수명을 가장 크게 늘린 것은 약이 아니었다

깨끗한 물과 분리된 하수, 그리고 손 씻기가 먼저였다.

19세기 런던에서 콜레라가 돌 때, 한 의사가 환자들의 집을 지도에 찍어 보니 한 우물 주변에 몰려 있었습니다. 세균이 발견되기 전이었지만 그 우물의 손잡이를 떼어내자 유행이 꺾였습니다. 원인을 다 몰라도 전파 경로를 끊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20세기에 사람의 평균 수명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데에는 상수도와 하수도, 손 씻기와 소독, 영양 개선의 몫이 가장 큽니다. 극적인 수술이나 신약보다 앞선 자리에 있습니다.

특히 아기와 아이가 덜 죽게 된 것이 평균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평균 수명이 35세이던 시대에도 어른이 되면 예순까지 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짧았던 것은 어른의 삶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존 확률이었습니다.

↑ 차례로
21 🛡️ 면역

나를 지키는 일이 남을 지키는 일이 되는 구조

충분히 많은 사람이 면역을 가지면, 면역을 가질 수 없는 사람까지 보호된다.

백신은 몸에 병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로 병원체의 표식만 보여 줍니다. 면역계는 그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진짜가 들어왔을 때 곧바로 대응합니다. 병을 앓지 않고 기억만 얻는 셈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주변 사람 대부분이 면역을 가지면 병원체가 옮겨 갈 다음 사람을 찾지 못해 전파가 끊깁니다. 그래서 갓난아기나 치료 중이라 접종할 수 없는 사람도 함께 보호됩니다. 개인의 선택이 공공재를 만드는 드문 경우입니다.

천연두는 이 방식으로 지구에서 사라진 유일한 인간 질병입니다. 한때 20세기에만 3억 명 이상의 목숨을 가져간 병이었습니다.

↑ 차례로
22 🌿 생명

설계자 없이 복잡한 것이 생기는 방법

눈처럼 정교한 기관도 조금씩 나은 것이 살아남는 과정만으로 만들어진다.

필요한 것은 셋뿐입니다. 자손에게 전해지는 차이가 있을 것, 그 차이가 살아남고 번식하는 확률을 바꿀 것, 그리고 시간이 충분할 것. 이 세 조건이 갖춰지면 누가 계획하지 않아도 환경에 맞는 형태가 쌓입니다.

흔한 오해는 진화가 완벽을 향해 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지금 당장 조금 나은 쪽만 고릅니다. 그래서 사람의 눈에는 시신경이 망막 앞을 가로지르는 맹점이 있고, 목에는 불필요하게 돌아가는 신경이 남아 있습니다. 설계가 아니라 수선의 흔적입니다.

그리고 진화에는 목적이 없습니다. '더 나아지기 위해'가 아니라 '남은 것이 남았을 뿐'입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왜 항생제가 듣지 않게 되는지, 왜 해충이 농약을 견디게 되는지가 같은 원리로 보입니다.

↑ 차례로
23 🧩 기억

기억은 녹화가 아니라 다시 짓는 것이다

떠올릴 때마다 기억은 조금씩 고쳐 쓰인다.

우리는 기억이 서랍에서 꺼내는 파일 같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떠올릴 때마다 조각을 모아 다시 조립합니다. 그래서 중간에 들은 이야기나 나중에 본 사진이 조각 속에 섞여 들어가고, 본인은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생생함도 정확함을 뜻하지 않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의 기억은 특히 또렷하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 대조해 보면 세부가 상당히 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신과 정확도는 따로 움직입니다.

목격자 진술만으로 유죄가 났다가 나중에 뒤집힌 사건들이 이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질문하는 방식 자체를 바꿉니다. 답을 암시하는 질문을 피하고, 기억이 오염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기록합니다.

↑ 차례로
24 💊 의학

효과를 봤다는 말이 증거가 되지 못하는 이유

대부분의 병은 가만히 둬도 낫는다. 그래서 무엇이든 효과가 있어 보인다.

감기에 어떤 것을 먹고 사흘 뒤 나았다면, 그것 덕분인지 원래 나을 때가 된 것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증상은 심할 때 치료를 시작하게 되고, 그 뒤에는 대개 평균 쪽으로 돌아옵니다. 무엇을 했든 좋아진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에 기대 효과가 더해집니다. 아무 성분이 없는 것을 약이라 믿고 먹어도 통증이 줄고 상태가 나아지는 일이 실제로 관찰됩니다. 환자도 의사도 어느 쪽인지 모르게 하고 비교하는 이중 눈가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개인의 체험담은 아무리 진실해도 효과의 증거가 되지 못합니다. 낫지 않은 사람은 후기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후기는 언제나 좋아진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 차례로
25 🩹 감각

아픔은 몸을 지키는 경보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편한 것이 아니라 위험하다.

드물게 태어날 때부터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러워 보일 수 있지만, 이들은 어려서부터 혀를 깨물고, 뜨거운 것에 데고, 뼈가 부러진 줄 모르고 걸어 다닙니다. 관절이 망가지고 상처가 덧나는 일이 흔합니다.

한센병이 손발을 상하게 하는 것도 상당 부분 같은 이유입니다. 균이 신경을 손상시켜 감각이 사라지면, 작은 상처와 화상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계속 쓰게 되고 그것이 쌓여 큰 손상이 됩니다. 아프지 않으니 쉬게 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통증은 이미 생긴 손상을 알리는 동시에, 그 부위를 쓰지 말라고 행동을 바꾸게 합니다. 그래서 아픔을 없애는 것만이 좋은 치료는 아닙니다. 진통제로 신호만 끄고 원인을 그대로 두면, 몸은 경보 없이 같은 손상을 되풀이합니다.

↑ 차례로
26 🍩 진화

단것이 당기는 것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우리 몸은 먹을 것이 귀하던 시대에 맞춰져 있고, 세상은 너무 빨리 바뀌었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 동안 단맛과 기름진 맛은 드문 행운이었습니다. 잘 익은 과일, 꿀, 기름진 고기는 적은 양으로 많은 에너지를 주었고, 그것을 보면 놓치지 않고 먹는 쪽이 굶주림을 더 잘 견뎠습니다. 단것을 좋아하는 입맛은 그렇게 살아남은 습성입니다.

농사를 시작한 것은 약 1만 년 전이고, 설탕과 가공식품이 값싸고 흔해진 것은 최근 이삼백 년의 일입니다. 진화의 속도로 보면 눈 깜짝할 사이입니다. 몸은 아직 있을 때 많이 먹어 두라고 말하는데, 이제는 모자랄 때가 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예전 환경에 맞춰진 성향이 바뀐 환경과 어긋나는 것을 진화적 불일치라고 합니다. 오래 앉아 있는 생활, 밤늦게까지 밝은 빛, 끝없이 이어지는 자극도 같은 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차례로
27 ⌛ 노화

늙는 것은 자연선택이 눈감은 자리다

몸이 낡는 것은 고칠 수 없어서가 아니라, 고치는 쪽으로 진화할 압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야생의 동물은 대부분 늙기 전에 죽습니다. 그래서 젊을 때 해를 끼치는 유전자는 빠르게 걸러지지만, 아주 늦은 나이에야 문제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걸러질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 나이까지 살아 있는 개체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젊을 때 번식에 도움이 되고 늙어서 몸을 해치는 유전자는 오히려 퍼질 수 있습니다. 자연선택은 자손을 남기는 데까지만 관심이 있고, 그 뒤의 일은 거의 따지지 않습니다. 진화생물학자들은 노화를 이렇게, 선택의 힘이 나이가 들수록 약해져서 생긴 결과로 설명합니다.

이 설명은 왜 종마다 수명이 다른지도 알려 줍니다. 날 수 있는 새나 껍데기가 단단한 거북처럼 바깥 위험이 적은 동물은, 몸집이 비슷한 다른 동물보다 대체로 훨씬 오래 삽니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에서는 늦은 나이의 몸 관리에도 선택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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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뇌

뇌는 몸무게의 2%로 에너지의 20%를 쓴다

생각은 공짜가 아니다. 그래서 뇌는 할 수 있으면 생각을 아낀다.

어른의 뇌는 무게가 1.4킬로그램 남짓으로 몸무게의 2% 정도지만, 가만히 쉬고 있을 때 몸이 쓰는 에너지의 약 20%를 가져갑니다. 근육보다 훨씬 비싼 조직입니다. 우리 조상에게 이 정도의 큰 뇌는 늘 먹을 것을 더 구해야 하는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뇌는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일합니다. 자주 하는 일은 습관으로 굳혀 따로 신경 쓰지 않게 하고, 매번 처음부터 따지는 대신 지난 경험으로 다음을 예측해 빈칸을 채웁니다. 처음 운전할 때는 온 정신을 쏟던 일이 나중에는 대화하면서도 되는 것이 그 결과입니다.

이 절약은 대개 쓸모 있지만 대가도 있습니다. 익숙한 틀에 맞지 않는 정보는 흘려듣고, 첫인상으로 판단을 끝내 버리기 쉽습니다. 사람이 생각보다 자주 어림짐작에 기대는 것은 게을러서가 아니라, 비싼 기관을 아껴 쓰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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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세계의 크기
29 🕰️ 시간

지구의 46억 년을 하루로 줄이면

인류가 등장한 것은 자정 1분 전이고, 기록된 역사는 마지막 1초다.

지구가 생긴 때를 0시로 놓고 지금을 자정으로 잡아 봅니다. 생명은 새벽 4시쯤 나타나지만, 그 뒤로 거의 하루 종일 단세포 상태로 머뭅니다. 눈에 보이는 크기의 생물이 늘어나는 것은 저녁 9시가 지나서입니다.

공룡은 밤 10시 40분쯤 등장해 11시 40분쯤 사라집니다. 인류의 조상이 갈라져 나온 것은 자정 1분 20초 전입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마지막 1.5초, 문자로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것은 마지막 1초 안입니다.

이 척도를 한 번 보고 나면 두 가지가 동시에 느껴집니다. 우리가 놓인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쌓아 올린 것이 얼마나 특이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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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 성장

인간의 직관이 가장 크게 어긋나는 곳

우리는 더하기로 세상을 보지만, 세상의 중요한 것들은 곱하기로 움직인다.

종이 한 장을 42번 접을 수 있다면 그 두께는 달에 닿습니다. 실제로 접을 수는 없지만 계산은 그렇습니다. 매번 두 배가 되는 것을 우리 머리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직선으로 늘어나는 것만 자연스럽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수적으로 커지는 일은 오랫동안 아무 일도 없어 보이다가 갑자기 닥친 것처럼 보입니다. 감염병이 그렇고, 이자가 그렇고, 기술의 성능이 그렇습니다. 실제로는 처음부터 같은 속도로 커지고 있었는데, 눈에 띄는 크기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뿐입니다.

반대 방향도 같습니다. 매년 조금씩 줄어드는 것은 한동안 표가 안 나다가 어느 순간 회복이 불가능해집니다. 이 둘을 알아보는 것만으로 대비의 시점이 크게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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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 에너지

문명은 에너지를 다루는 법의 역사다

사람이 몸으로 낼 수 있는 힘은 아주 작다. 나머지는 전부 빌려 쓴 것이다.

사람이 하루 종일 힘껏 일해서 만드는 에너지는 전구 몇 개를 켜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 사람이 수십 명분의 일을 해내는 세상에 삽니다.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불, 가축, 물레방아, 석탄, 전기로 이어진 에너지원에 있습니다.

에너지를 더 싸게 쓸 수 있게 될 때마다 사회의 모양이 통째로 바뀌었습니다. 곡식을 빻는 일에서 사람이 풀려나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여유가 기술과 학문을 낳았습니다. 노동 시간의 단축도 대부분 여기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에너지는 만들어지지 않고 형태만 바뀝니다. 쓰는 만큼 어딘가에서 가져오고, 쓰고 나면 대개 열로 흩어져 다시 모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가져오는지와 그 대가가 무엇인지가 늘 함께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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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 위험

드물지만 큰 사건이 평균을 지배한다

평소에 잘 버티는 것과 최악에 살아남는 것은 다른 문제다.

어떤 일들은 대부분의 날에 아무 일도 없다가, 아주 드물게 전부를 결정합니다. 지진, 금융 위기, 대유행, 큰 사고가 그렇습니다. 평소 데이터만 보고 판단하면 이런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손실이 되돌릴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아흔아홉 번 이기고 한 번 전부를 잃으면 앞의 아흔아홉 번은 의미가 없습니다. 평균 수익이 아무리 좋아도, 0이 한 번 곱해지면 전부 0이 됩니다.

그래서 판단의 기준이 달라집니다. '기대값이 높은가'가 아니라 '최악이 왔을 때도 계속할 수 있는가'입니다. 여윳돈, 분산, 보험, 예비 부품, 비상 계획은 모두 수익을 조금 내주고 생존을 사는 거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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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 물리

거인이 있을 수 없는 이유

몸집을 두 배로 키우면 무게는 여덟 배가 되지만, 뼈가 버티는 힘은 네 배밖에 늘지 않는다.

어떤 동물을 모든 방향으로 두 배 키운다고 해 봅시다. 뼈의 단면적은 가로와 세로가 늘어나니 네 배가 되지만, 몸무게는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늘어나니 여덟 배가 됩니다. 같은 뼈가 두 배의 압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큰 동물은 생김새가 다릅니다. 코끼리의 다리는 몸에 비해 기둥처럼 굵고, 고양이처럼 가볍게 뛰어오르지 못합니다. 반대로 작은 동물은 무게에 비해 공기 저항을 받는 면이 넓어 천천히 떨어집니다. 개미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거의 다치지 않습니다.

열에서도 같은 법칙이 작동합니다. 작은 동물은 부피에 비해 겉넓이가 넓어 열을 빨리 잃습니다. 그래서 작은 짐승일수록 몸무게에 비해 훨씬 많이 먹어야 합니다. 크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가능한 모양과 생활 방식을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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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천문

밤하늘은 과거의 사진이다

빛도 달리는 데 시간이 걸린다. 멀리 볼수록 더 오래전을 보는 것이다.

빛은 1초에 약 30만 km를 갑니다. 너무 빨라서 일상에서는 순간처럼 느껴지지만 우주의 거리에서는 다릅니다. 달빛은 약 1.3초 전에, 햇빛은 약 8분 20초 전에 떠난 빛입니다. 지금 보는 해는 8분 전의 해입니다.

태양 다음으로 가까운 별도 빛으로 4년 넘게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밤하늘의 별빛은 대부분 수년에서 수천 년 전에 출발한 것이고, 망원경으로 보는 먼 은하의 빛은 수십억 년 전에 떠났습니다. 우리는 우주를 언제나 지나간 모습으로만 봅니다.

덕분에 천문학자는 먼 곳을 보면서 우주의 과거를 살필 수 있습니다. 불편도 있습니다. 화성의 탐사 로봇에 명령을 보내면 두 행성의 위치에 따라 편도로만 몇 분에서 20분 넘게 걸려서, 실시간으로 조종할 수 없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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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척도

규모 1의 차이가 에너지 32배인 이유

범위가 너무 넓은 것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잰다.

지진의 규모가 5에서 6으로 1 오르면 땅이 흔들리는 폭은 약 10배, 풀려나는 에너지는 약 32배가 됩니다. 규모 7은 규모 5보다 에너지가 1,000배 가까이 큽니다.

이런 눈금을 로그 척도라고 합니다. 작은 떨림부터 도시를 무너뜨리는 지진까지 범위가 수십억 배에 이르기 때문에, 그대로 적으면 숫자가 감당이 안 됩니다. 그래서 '몇 배인가'를 '몇 번 곱했나'로 바꿔 적습니다. 소리의 데시벨, 산성도를 나타내는 pH, 별의 밝기를 나타내는 등급도 같은 방식입니다.

문제는 사람의 눈이 이 숫자를 더하기로 읽는다는 것입니다. 규모 6과 7, 소리 80데시벨과 90데시벨은 비슷해 보이지만, 앞의 것은 에너지가 32배, 뒤의 것은 소리의 세기가 10배 차이 납니다. 로그 척도의 숫자 하나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큰 차이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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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물질

단단한 물체도 속은 거의 비어 있다

원자를 경기장만큼 키우면, 무게의 거의 전부를 가진 원자핵은 한가운데의 콩알만 하다.

원자는 가운데의 원자핵과 그 주위의 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자핵의 지름은 원자 전체 지름의 10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원자를 축구 경기장만큼 부풀리면 원자핵은 경기장 한가운데 놓인 콩알 하나 정도이고, 나머지는 전자가 머무는 넓은 공간입니다. 그런데 원자 무게의 99.9% 이상이 그 콩알에 몰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손으로 책상을 누를 때 왜 손이 빠져나가지 않을까요? 책상과 손의 바깥쪽 전자들이 서로 강하게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단단함'은 꽉 찬 물질이 아니라 전기적인 밀어내는 힘입니다.

이 빈 공간을 모두 없애고 원자핵만 빽빽하게 모으면, 80억 인류 전체의 몸이 각설탕 한두 개 크기에 들어갈 계산이 나옵니다. 실제로 별이 죽으며 이렇게 짓눌린 중성자별은 찻숟가락 하나 분량이 수억 톤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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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남기는 법
37 ✍️ 기록

죽은 사람과 대화하는 기술

문자는 한 사람의 기억을 여러 세대가 쓸 수 있는 것으로 바꿨다.

기억만으로 지식을 전하면 한 사람이 죽을 때 그가 알던 것도 함께 사라집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 나와도 매번 비슷한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문자가 한 일은 이 초기화를 멈춘 것입니다.

글은 시간뿐 아니라 거리도 넘습니다.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 생각을 정확히 전할 수 있고, 말과 달리 여러 번 다시 읽고 따져 볼 수 있습니다. 법과 계약, 과학 논문처럼 정확함이 필요한 것들이 모두 문자 위에 세워졌습니다.

쓰는 일은 생각을 옮겨 적는 것이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문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순간 빈 곳이 드러납니다. 머릿속에서 그럴듯하던 것이 종이 위에서는 자주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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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전파

지식이 싸지면 세상이 바뀐다

무엇을 아느냐보다, 그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느냐가 역사를 움직였다.

손으로 베끼던 시절 책 한 권은 집 한 채 값이었습니다. 그래서 지식은 극소수의 것이었고, 베끼는 과정에서 오류가 조금씩 쌓여 원본에서 멀어졌습니다. 인쇄는 값을 수백 분의 일로 낮추고, 같은 내용을 똑같이 여러 벌 만들었습니다.

같은 책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볼 수 있게 되자 서로 비교하고 반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검증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종교 개혁도 과학 혁명도 이 조건 위에서 일어났습니다. 내용보다 복제 비용의 변화가 먼저였습니다.

지금은 복제 비용이 사실상 0입니다. 그래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같은 속도로 퍼집니다. 병목은 더 이상 접근이 아니라 가려내는 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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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 배움

배움은 배움을 부른다

아는 것이 늘수록 새로 아는 일이 쉬워진다. 복리와 같은 구조다.

새 지식은 진공에 쌓이지 않고 이미 있는 것에 붙습니다. 그래서 바탕이 넓을수록 붙을 자리가 많아지고, 같은 시간을 들여도 더 많이 남습니다. 처음이 가장 느리고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의 더딤을 재능 없음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붙일 자리를 만드는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간을 넘긴 사람과 넘기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는데, 그 차이는 능력보다 계속했는지에서 옵니다.

한 사회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교육에 쓴 돈은 그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가 시작하는 지점을 올립니다. 인류가 빠르게 발전한 것은 개인이 똑똑해져서가 아니라, 시작점이 계속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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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 수학

0이라는 기호가 계산을 모두의 것으로 만들었다

자릿값과 0이 없던 시절, 곱셈은 전문가의 일이었다.

로마 숫자로 3,888을 쓰려면 기호가 열다섯 개 필요합니다. 이런 수끼리 곱하라고 하면 막막합니다. 로마 숫자에는 제대로 된 자릿값이 없어서 적어 놓은 수를 그대로 계산에 쓰기 어려웠습니다. 실제 계산은 주판 같은 도구로 하고, 숫자는 답을 적는 데 썼습니다.

인도에서 발전한 숫자 체계는 열 개의 기호와 자릿값, 그리고 빈자리를 나타내는 0으로 모든 수를 씁니다. 같은 3이라도 어느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3도 되고 300도 됩니다. 이 방식은 아랍 세계의 학자들을 거쳐 퍼졌고, 1202년 피보나치의 책을 통해 유럽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자릿값 표기에서는 계산이 종이 위의 정해진 절차가 됩니다. 아랫자리부터 더하고 넘치면 올리면 됩니다. '알고리즘'이라는 말이 9세기 수학자 알콰리즈미의 이름에서 왔다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좋은 표기법은 생각의 일부를 대신 해 주는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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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보존

많이 베껴진 것만 살아남았다

기록을 지킨 것은 튼튼한 금고가 아니라 여러 곳에 흩어진 사본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는 120편이 넘는 희곡을 썼다고 전해지지만, 온전한 형태로 남은 것은 7편뿐입니다. 고대의 글 대부분이 이렇게 사라졌습니다. 불타서라기보다, 다시 베껴 쓸 만큼 찾는 사람이 없어 낡은 마지막 사본과 함께 없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살아남은 글은 대개 학교에서 가르치거나 수도원에서 필사하는 식으로 시대마다 누군가 새로 베낀 것들입니다. 한 곳에 아무리 잘 보관해도 화재나 전쟁 한 번이면 끝나지만, 여러 곳에 퍼진 사본은 하나가 사라져도 나머지가 남습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원리는 같습니다. 파일은 복사하기 쉬워졌지만 저장 장치는 생각보다 빨리 망가지고, 파일 형식과 그것을 여는 프로그램도 사라집니다. 오래 남기고 싶은 것은 서로 다른 장소와 매체에 여러 벌 두고, 가끔 열어 보며 새 곳으로 옮겨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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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 숙련

말로 다 옮길 수 없는 앎이 있다

자전거 타는 법을 글로 배운 사람은 없다.

우리는 자전거를 탈 줄 알지만, 넘어지지 않으려고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아는 사람의 얼굴은 많은 사람 속에서도 단번에 알아보지만, 어떻게 알아보는지는 말하지 못합니다.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는 이것을 '우리는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앎을 암묵지라고 합니다. 요리사의 불 조절, 숙련공의 손끝 감각, 노련한 의사가 환자를 보고 받는 첫인상이 그렇습니다. 설명서를 아무리 자세히 써도 이 부분은 빠지기 쉬워서, 같은 조리법으로도 맛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기술은 오랫동안 도제식으로 전해졌습니다. 옆에서 보고, 따라 하고, 고쳐 받는 과정이 말로 옮길 수 없는 부분을 실어 날랐습니다. 숙련자가 떠나면 문서가 남아 있어도 기술이 끊기는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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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 보관

읽을 장치가 사라지면 기록도 사라진다

천 년 전 양피지는 지금도 읽히는데, 사십 년 전 디스크는 읽을 기계를 찾기 어렵다.

1086년 잉글랜드에서 만든 토지 조사 기록 '둠즈데이 북'은 지금도 기록 보관소에서 펼쳐 읽을 수 있습니다. 1986년 영국 방송국 BBC가 그 900주년을 기념해 만든 디지털판은 특수한 레이저 디스크와 전용 컴퓨터에 담긴 탓에, 15년 남짓 만에 읽을 장비를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나중에 옛 기계를 흉내 내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서야 되살아났습니다.

종이나 돌에 새긴 글은 눈만 있으면 읽힙니다. 디지털 기록은 다릅니다. 저장 매체, 그것을 돌리는 기계, 파일을 해석하는 프로그램이 모두 살아 있어야 비로소 읽힙니다. 하나만 사라져도 데이터는 멀쩡한데 아무도 열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디지털 기록을 지키는 일은 한 번 저장하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계속 옮기는 일입니다. 새 매체로 복사하고, 널리 쓰이는 형식으로 바꾸고, 그 일을 맡을 사람을 두어야 합니다. 디지털은 복사가 쉬워 영원할 것 같지만, 돌보지 않으면 종이보다 먼저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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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 구전

운율이 있는 말이 오래 남는다

문자가 없던 시대에 긴 이야기를 지킨 것은 리듬과 반복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글로 적히기 전에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고 여겨집니다. 수만 행에 이르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외워서 이어 갈 수 있었던 비결은 정해진 박자와 자주 되풀이되는 표현에 있었습니다. 운율은 아름다움이기 전에 기억을 돕는 장치였습니다.

박자가 정해져 있으면 틀린 단어가 끼어들 때 리듬이 어긋나서 바로 티가 납니다. 같은 표현이 반복되면 떠올릴 실마리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운율이 있는 말은 산문보다 덜 변한 채 전해집니다. 지금도 속담이나 구구단, 노랫말이 설명문보다 훨씬 쉽게 떠오르는 것은 같은 이유입니다.

문자가 생긴 뒤에도 이 원리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광고의 짧은 노래, 외우기 쉬운 구호, 안전 수칙의 짧은 문장은 모두 소리의 규칙으로 기억에 기대는 방법입니다. 내용이 머리에 남느냐는 무엇을 말하느냐만큼 어떻게 말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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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판단과 선택
45 ⏳ 경제

모든 선택의 진짜 가격은 포기한 것이다

무엇을 얻었는지가 아니라 그 대신 무엇을 못 했는지가 비용이다.

공짜 표가 생겨 공연을 보러 갔다면 그 저녁은 공짜가 아닙니다. 그 시간에 할 수 있었던 가장 좋은 일을 포기한 것이 값입니다. 돈이 오가지 않아서 눈에 띄지 않을 뿐, 비용은 언제나 발생합니다.

이 관점은 '할까 말까'를 '이것과 저것 중에'로 바꿉니다. 단독으로 보면 웬만한 선택은 다 괜찮아 보입니다. 비교 대상을 옆에 놓는 순간에만 순위가 생깁니다. 회의에 두 시간을 쓸지 정할 때도, 그 두 시간의 대안이 무엇인지 적어 보면 답이 달라집니다.

특히 시간에서 크게 어긋납니다. 돈은 나중에 다시 벌 수 있지만 시간은 그렇지 않은데, 우리는 돈에만 가격표를 붙여 놓고 시간은 공짜처럼 다룹니다.

↑ 차례로
46 🎯 행동

사람은 말한 대로가 아니라 보상받는 대로 움직인다

측정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숫자는 좋은 지표이기를 그만둔다.

콜센터를 통화 건수로 평가하면 상담원은 통화를 빨리 끊습니다. 병원을 사망률로 평가하면 위중한 환자를 덜 받습니다. 아무도 부정을 저지르지 않아도 이렇게 됩니다. 평가받는 것이 곧 목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지표가 목표가 되면 그 지표는 더 이상 실력을 재지 못합니다. 원래는 좋은 진료의 결과로 낮아지던 사망률이, 이제는 환자를 고르는 방식으로도 낮아집니다. 숫자는 좋아지는데 실제는 나빠집니다.

고치는 방법은 지표를 더 정교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닙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당기는 지표를 함께 보고, 숫자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은 사람이 직접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 차례로
47 📉 통계

야단이 효과 있어 보이는 착시

극단적인 결과 뒤에는 대개 평범한 결과가 따라온다. 무엇을 했든.

훈련 교관들은 오래 이렇게 말해 왔습니다. 잘한 날 칭찬하면 다음에 못하고, 못한 날 혼내면 다음에 잘한다고. 실제로 그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칭찬과 야단의 효과가 아닙니다.

아주 잘한 날에는 실력에 운이 겹쳐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운이 평소로 돌아오니 성적이 내려갑니다. 아주 못한 날도 마찬가지로 다음에는 올라갑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이것을 평균으로의 회귀라고 합니다.

그래서 극단적인 값을 보고 개입한 뒤 나아진 것은, 개입의 효과와 자연스러운 되돌아옴이 섞여 있습니다. 둘을 가르려면 개입하지 않은 비슷한 집단과 비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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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 심리

잃는 아픔이 얻는 기쁨보다 크다

같은 크기라도 손실은 이득보다 대략 두 배로 느껴진다.

만 원을 줍는 기쁨과 만 원을 잃는 괴로움은 크기가 다릅니다. 여러 실험에서 손실 쪽이 두 배 가까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손해를 피하려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하기도 합니다.

이 성향은 이미 가진 것을 실제 가치보다 높게 매기게 만듭니다. 같은 물건인데 내 것이 되는 순간 팔고 싶은 가격이 사고 싶던 가격보다 훌쩍 올라갑니다. 정리를 못 하고, 손절을 못 하고, 낡은 방식을 붙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판단이 달라집니다. '90% 생존'과 '10% 사망'은 같은 사실인데 선택이 갈립니다. 이득의 틀로 제시된 것을 손실의 틀로 다시 써 보면, 숨어 있던 기준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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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 시간

미래의 나는 남처럼 느껴진다

같은 이득도 나중에 온다고 하면 값이 크게 깎인다.

오늘 10만 원과 한 달 뒤 11만 원 중에 사람들은 자주 오늘을 고릅니다. 그런데 1년 뒤 10만 원과 1년 한 달 뒤 11만 원이라면 대부분 뒤쪽을 고릅니다. 기다리는 기간은 똑같은데 답이 뒤집힙니다.

가까운 미래일수록 가치를 가파르게 깎아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젯밤에 세운 계획을 오늘 아침의 내가 어기고, 오늘의 내가 세운 계획을 내일의 내가 또 어깁니다.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시점마다 셈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효과적인 방법은 결심을 다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나에게서 선택지를 빼앗는 것입니다. 자동이체, 미리 정한 규칙, 되돌리기 어렵게 만든 약속이 그런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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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모형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

쓸모 있는 모형은 반드시 틀린 곳이 있다. 그래서 쓸모가 있다.

실제 땅과 똑같이 자세한 지도는 땅만큼 커서 쓸 수 없습니다. 지도가 쓸모 있는 이유는 버렸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버렸는지 아는 사람에게는 도구가 되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함정이 됩니다.

경제 모형, 성격 유형, 조직도, 통계 요약이 전부 지도입니다. 사람을 네 글자로 분류하면 대화가 편해지지만, 그 네 글자에 없는 것이 그 사람의 대부분입니다. 요약이 정확해서가 아니라 다루기 쉬워서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형을 쓸 때 함께 기억할 것은 하나입니다. 이 모형이 무엇을 일부러 무시하고 있는가. 그 답을 아는 동안에는 모형이 생각을 도와주고, 잊는 순간부터 생각을 대신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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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 결정

결과가 좋았다고 좋은 결정은 아니다

운이 섞인 일에서 결과만 보고 판단을 평가하면 엉뚱한 교훈을 얻는다.

술을 마시고 운전했는데 무사히 집에 왔다고 해서 좋은 결정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꼼꼼히 따져 고른 길에서 사고를 당했다고 나쁜 결정이었던 것도 아닙니다. 결과에는 결정의 질과 운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결과를 알고 나면 그것이 처음부터 뻔했던 것처럼 느낍니다. 이것을 사후 확신 편향이라고 합니다. 잘된 일은 실력으로, 안된 일은 실수로 고쳐 쓰게 되어, 운 좋게 성공한 위험한 방식은 되풀이하고 운 나쁘게 실패한 좋은 방식은 버리게 됩니다.

결정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결과 대신 그때의 과정을 봐야 합니다. 당시 알 수 있었던 정보는 무엇이었는지, 가능한 결과를 얼마나 따져 봤는지, 같은 상황이 백 번 온다면 그 선택이 평균적으로 나은지를 묻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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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 설계

미리 정해 둔 기본값이 선택을 정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가, 사람들이 실제로 고르는 것을 좌우한다.

이웃한 두 나라에서 장기 기증 동의율이 극단적으로 다르게 나온 적이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은 12% 정도였는데 오스트리아는 99%를 넘었습니다. 두 나라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게 달랐던 것이 아닙니다. 독일은 원하는 사람이 따로 신청해야 했고, 오스트리아는 원하지 않는 사람이 따로 거부해야 했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이미 정해진 쪽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바꾸려면 알아보고, 고민하고, 서류를 채워야 하는데, 그대로 두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본값은 중립이 아닙니다. 퇴직연금 자동 가입, 앱의 개인정보 설정, 정기 결제의 자동 연장처럼 기본값을 누가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선택권을 주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선택이 자유로웠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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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세상이 움직이는 법
53 🐍 정책

좋은 뜻이 나쁜 결과를 만들 때

사람은 규칙에 반응한다. 규칙을 만든 사람의 의도가 아니라.

독사를 줄이려고 잡아 오면 돈을 주기로 하자, 사람들이 뱀을 기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보상이 끊기자 기른 뱀을 풀어 버려 개체 수는 전보다 늘었습니다. 이야기의 진위와 상관없이 구조는 흔합니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대개 세 곳에서 나옵니다. 사람들이 규칙을 피해 가는 길을 찾을 때, 안전해졌다고 느껴 더 위험하게 행동할 때, 그리고 한 곳을 막아 다른 곳으로 문제가 옮겨 갈 때입니다.

그래서 규칙을 만들 때는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악용할까'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나쁜 사람을 가정해서가 아니라, 규칙 아래에서 각자 자기에게 유리한 쪽을 고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 차례로
54 🕳️ 통계

누구에게 물었는지가 답을 정한다

살아남은 것만 보고 있으면 실패한 쪽은 통계에 들어오지 않는다.

전쟁 때 돌아온 비행기의 총알 자국을 세어 그 부분을 보강하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한 통계학자가 반대했습니다. 그 자국들은 맞고도 돌아올 수 있었던 자리라는 것입니다. 보강해야 할 곳은 오히려 자국이 없는 자리, 거기 맞은 비행기는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모아 비결을 만드는 일이 같은 함정입니다. 같은 일을 하고도 실패한 사람들은 인터뷰 대상에 없습니다. 남은 것만 보면 어떤 특징이든 성공의 원인처럼 보입니다.

설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답한 사람만 집계되므로, 관심 있는 사람과 불만이 큰 사람이 과하게 들어옵니다. 표본이 모집단을 대표하지 않으면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정확해지지 않습니다.

↑ 차례로
55 🧱 시스템

효율이 높아질수록 충격에 약해진다

낭비처럼 보이는 여유가 사실은 무너지지 않게 하는 값이다.

재고를 줄이고 공급처를 하나로 모으면 비용이 내려갑니다. 그러다 그 한 곳이 멈추면 전체가 멈춥니다. 한 가지 품종만 심으면 수확이 늘지만, 그 품종에 맞는 병이 오면 밭 전체가 한꺼번에 무너집니다.

효율과 회복력은 대체로 맞바꿈 관계입니다. 여분의 재고, 두 번째 공급처, 쓰지 않는 예비 장비, 겹치는 인력은 평소에는 순수한 비용으로 보입니다. 그 값이 무엇을 사고 있었는지는 사고가 났을 때만 드러납니다.

그래서 판단의 기준은 '지금 얼마나 효율적인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 곳이 멈추면 어디까지 멈추는가'를 함께 물어야 합니다.

↑ 차례로
56 🔭 집단

같은 사람들만 모이면 같은 곳을 못 본다

다양성은 공정함의 문제이기 전에 오류를 줄이는 장치다.

비슷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이면 대화는 빨라지고 결론도 빨리 납니다. 대신 모두가 같은 것을 당연하게 여겨 같은 사각지대를 공유합니다. 아무도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옳아서가 아니라 아무에게도 안 보여서입니다.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오랫동안 성인 남성 체형을 기준으로 시험된 탓에 다른 체형의 사망 위험이 더 높았던 일, 약의 용량이 한쪽 성별 자료로만 정해졌던 일이 그런 사각지대의 결과였습니다.

다른 관점이 섞인 집단은 결정이 느리고 회의가 불편합니다. 그 불편이 값입니다. 대신 큰 오류가 그대로 통과할 확률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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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 신뢰

신뢰는 느리게 쌓이고 한 번에 무너진다

쌓는 데 백 번이 들고 무너지는 데 한 번이 드는 것은 구조 때문이다.

약속을 지킨 백 번은 하나하나 작은 증거입니다. 그런데 어긴 한 번은 앞의 백 번을 다시 해석하게 만듭니다. '그때도 그랬던 것 아닐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복에는 처음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듭니다.

특히 감추다 들킨 경우가 그렇습니다. 사실 자체보다 감췄다는 점이 '앞으로도 감출 것'이라는 신호가 되기 때문입니다. 나쁜 소식은 스스로 먼저 말할 때 손상이 가장 적습니다.

조직에서도 같습니다. 한 번의 은폐가 그전 십 년의 발표를 전부 의심받게 만듭니다. 그래서 오래 가는 곳들은 나쁜 소식을 빨리 올리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 쪽을 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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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 기술

보이지 않는 합의가 세상을 굴린다

같은 규격을 쓰기로 한 결정 하나가 수백 년의 비용을 줄인다.

나사의 굵기, 콘센트 모양, 종이 크기, 날짜 적는 순서, 문자를 숫자로 바꾸는 방식. 이런 것들은 누가 발명해서가 아니라 서로 맞추기로 해서 존재합니다. 맞추지 않으면 부품마다 전용 공장이 필요합니다.

표준의 값어치는 최선이라는 데 있지 않습니다. 더 나은 방식이 있어도 이미 모두가 쓰는 쪽이 이깁니다. 자판 배열이나 철도 궤간처럼, 처음의 우연한 선택이 굳어져 바꾸기 어려워진 예가 많습니다.

그래서 표준을 고를 때는 성능만큼 '되돌릴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한 번 굳으면 더 나은 것이 나와도 사회 전체가 갈아타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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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 연결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아지는 것들

전화기 한 대는 아무 쓸모가 없다. 두 대부터 의미가 생긴다.

세상에 전화기가 한 대뿐이라면 그것은 장식품입니다. 두 대가 되면 통로가 하나 생기고, 가입자가 한 명 늘 때마다 기존 가입자 모두에게 걸 수 있는 상대가 한 명씩 늘어납니다. 이처럼 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각자가 얻는 가치가 커지는 것을 네트워크 효과라고 합니다.

메신저, 결제 수단, 중고 거래 앱, 심지어 언어도 그렇습니다. 사람이 이미 많이 모인 곳으로 새 사람이 모이고, 그래서 더 많이 모입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처음의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나며 크게 벌어져, 한두 곳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이 흔합니다.

같은 이유로 더 좋은 대안이 나와도 옮기기가 어렵습니다. 나 혼자 옮기면 연락할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승패가 성능만으로 갈리지 않는 것도 이 구조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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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 창발

조금의 선호가 큰 분리를 만든다

누구도 끼리끼리 모이자고 하지 않았는데, 동네는 끼리끼리 나뉠 수 있다.

1971년 경제학자 토머스 셸링은 바둑판 위에 두 색의 동전을 섞어 놓고 간단한 규칙 하나로 실험했습니다. 각 동전은 주변 이웃 중 자기와 같은 색이 3분의 1보다 적을 때만 빈칸으로 옮겨 갑니다. 다른 색이 3분의 2까지는 괜찮다는, 꽤 너그러운 규칙입니다.

그런데 이 규칙대로 몇 차례 옮기다 보면 판은 같은 색끼리 뭉친 큰 덩어리로 갈라집니다. 개인의 선호는 약했는데 결과는 강하게 나뉜 것입니다. 한 동전이 떠나면 그 자리 주변의 비율이 바뀌고, 그래서 또 다른 동전이 떠나는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 모형이 알려 주는 것은 전체의 모습만 보고 개인의 마음을 짐작하면 틀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극단적으로 나뉜 결과가 꼭 극단적인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작은 규칙과 비율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 전체의 모습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 차례로

이 도구는 무엇을 하나

인류가 오랜 시간에 걸쳐 확인해 온 것 중, 알고 있으면 평생의 판단이 달라지는 것만 60편으로 추린 읽을거리입니다. 생각하는 법, 함께 사는 법, 몸과 생명, 세계의 크기, 남기는 법, 판단과 선택, 세상이 움직이는 법 일곱 부로 나눠 놓았고, 한 편은 3분 정도 걸립니다. 넘겨 보는 형식이 아니라 한 편씩 붙잡고 읽도록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계산하나

차례에서 제목을 고르면 그 편으로 바로 갑니다. 각 편은 한 줄 요약, 세 문단의 본문, 그리고 '왜 중요한가'로 끝납니다. 화면 아래 가는 줄이 읽은 비율을 보여 줄 뿐, 자동으로 넘기거나 방해하는 동작은 없습니다.

  • 차례에서 지금 궁금한 주제를 고릅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됩니다.
  • 한 줄 요약을 먼저 읽고, 본문 세 문단으로 들어갑니다.
  • 마지막의 '왜 중요한가'가 그 내용을 어디에 쓰는지 알려 줍니다.
  • 다 읽으면 '차례로'를 눌러 다음 편을 고릅니다.

쓸 때 알아 둘 것

  • 하루에 한두 편씩 읽는 편이 한 번에 몰아 읽는 것보다 오래 남습니다.
  • 읽은 뒤 화면을 덮고 한 줄로 요약해 보세요. 막히면 아직 읽은 것이 아닙니다.
  • 일곱 부 중 '생각하는 법'을 먼저 읽으면 나머지가 쉬워집니다.
  • 짧게 넘겨 보고 싶다면 같은 도메인의 '지식 숏츠'가 그 용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무엇을 기준으로 60편을 골랐나요?

세 가지를 봤습니다. 특정 직업이나 시대에만 쓰이지 않고 오래 유효할 것, 한 번 알면 다른 판단에도 계속 쓰일 것, 그리고 몰라서 크게 손해를 보는 일이 실제로 있을 것. 흥미롭지만 일상의 판단을 바꾸지 않는 주제는 뺐습니다.

'지식 숏츠'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지식 숏츠는 한 장에 하나씩 빠르게 넘겨 보는 실용 상식이고, 이 글은 한 편을 붙잡고 읽는 긴 글입니다. 숏츠가 '이럴 때 이렇게 하세요'라면 이 글은 '왜 그런가'에 해당합니다.

전문가가 쓴 글인가요?

널리 받아들여진 내용을 정리한 읽을거리이며 논문이나 교과서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각 분야의 표준적인 설명을 따랐지만, 깊이 들어가려면 해당 분야의 자료를 따로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순서대로 읽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각 편은 따로 읽어도 되도록 썼습니다. 다만 1부 '생각하는 법'은 나머지를 읽는 도구가 되므로 먼저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다른 언어로도 볼 수 있나요?

영어와 일본어로 볼 수 있습니다. 60편 전부 번역돼 있으며, 주소 뒤에 ?lang=en 또는 ?lang=ja 를 붙이거나 포털의 언어 전환을 쓰면 됩니다.

건강·의학·법·금융에 관한 내용은 일반적인 설명이며, 개별 상황에 대한 진단이나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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